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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대화하는 게시판

안녕하세요 저는 19살 여자입니다 저는 19년 내내 항상 주위에 사람이 많고 지인들의 대다수가 저를 "얼굴도 예쁘고 예의 바르고 성격 좋고 착하고 항상 고민 잘 들어주고 자기 일처럼 공감해주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관계 자체보다는 관계 컨트롤하는 제 능력에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저에 대한 주변의 인식과 평가들도 좋은 편이고 딱히 절 싫어하는 사람도 없고 주위에 항상 사람이 많았었기에 이런 제 성격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 성격이 이상한 것 같다는 말을 들은 후 정말 제가 이상한 건 지 궁금해져서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고민을 정말 잘 들어줍니다 그런데 제가 남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건 그 사람이 저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고 내가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그런 고민들을 듣고 있으면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고민이 생기는지 알 수 있어서 재밌고 상대방이 고민을 말할 때 잘 경청해주기만 하면 제 사회적 인식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친구라는 관계에 대한 대우를 해주기 위해 들어주는 것 뿐입니다

저는 공감 능력이 높은 편이 아니라서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에(슬픈 얘기든 기쁜 얘기든) 그렇게 많은 공감을 하지 못합니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기 보다는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난 편인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하는 말이나 태도는 어릴 때부터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정의롭고 착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익힌 것이고 이걸 반복하다보니까 익숙해져서 상황에 맞는 행동이나 멘트가 저절로 튀어 나오더라고요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어서 학습한 행위를 반복하는 것 뿐인데 사람들은 제가 정말 자신을 위해주는 줄 아는 걸 보면 제가 잘 학습해온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낍니다

인간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남자든 친구든 간에 그 사람 자체가 괜찮은 사람이고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이 정도 사람이면 내 친구 또는 내 남자친구가 되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인간관계를 계속 이어 나갑니다 스스로 인간 관계의 위치를 반친구, 학원친구, 제일 친한 친구, 남사친, 조금 특별해보이는 친구, 남친 이런 식으로 미리 정해놓고 남들로 하여금 그렇게 보이게끔 하기 위해 사람을 관계에 채워나가는 거죠 그래서 제가 정해놓은 위치에서 그 사람이 벗어나거나 함부로 제 선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아 물론 절대 싫은 티는 안 냅니다 인간 관계가 형성이 되면 저는 항상 최선을 다 해서 그 관계에 맞는 대우를 해줍니다 게임을 할 때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강화하고 레벨을 올려서 공을 들이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렇게 최선을 다 하면 주변 사람들은 제가 되게 주변 사람을 잘 챙겨주고 생각해주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돼서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또 둘 이상의 친구 사이에서 둘 사이의 관계를 쥐락펴락하는 것도 좋은 인식을 주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둘 사이를 안 좋게 만들었다가 좋아지게 만들어주면 제가 좋은 사람이 되기 때문이에요 사이가 안 좋아진 건 저 때문이지만 서로 그 사실을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양쪽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도 해주며 관계 개선에 도움을 주면 저는 결과적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켜준 고마운 친구'로 인식 되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셋 다 행복한 거니까 양심의 가책을 느낄만한 나쁜 행동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 있는 시간에 그날그날 제가 했던 이야기나 행동들을 곱씹어봅니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말이나 행동은 머릿속에 기억해놨다가 다음에 또 응용하고 안 좋은 반응을 보였던 건 다시는 하지 않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착실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게 이런 피드백 덕분인 것 같아요

평소에 거짓말 못하는 척 눈치가 없는 척을 하지만 사실은 거짓말도 잘하고 눈치가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특히 말을 잘 하는 편이라 제가 한 실수를 금방 말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약속을 어겨도 언제든지 거짓말로 커버 하면 그만이고 한 번도 거짓말을 들킨 적이 없어요 남에게 피해가 가는 거짓말이라도 내가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거고 그 거짓말로 인해 그 사람과의 관계만 틀어지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상대방과의 약속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 약속이 가볍든 무겁든 상대가 친구든 어른이든 누구든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저의 관계를 저버릴 때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무수한 공을 들인 사람이 관계를 저버렸을 때 너무 슬픕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요 그 사람과의 추억이 그립고 그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공들인 관계가 깨져버렸고 이제 그런 관계에 있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얼마나 대우를 잘 해줬는데 위치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보면 제 노력이 다 깨져버린 기분이고 제가 그동안 스스로 학습한 방법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롭습니다 캐시까지 써가며 게임 캐릭터를 열심히 레벨업 시켜놨는데 아이디가 날라가버린 기분이랄까요

특히 연애할 때 더 그 문제가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제일 고민인 건 남자든 여자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을 모르겠어요 남자친구가 있어도 좋다는 게 뭔 지 모르겠고 스킨십을 할 때 혼자 손 잡는 거랑 다른 게 뭔 지도 모르겠고요 다만 굳이 관계를 끝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남자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합당한 대우를 해주며(저같은 여자친구가 있으면 당장 결혼할 것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대우해주는 편입니다)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항상 차이는 편이고 차이고 나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계속 사귄다고 해서 피해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 의도적으로 관계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헤어지고나면 남자친구가 너무 좋아서가 아니라 제 방법이 틀렸다는 생각 때문에 상대방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집착하게 됩니다 이것도 성격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얼마 전에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이런 얘기들을 중학교를 같이 졸업한 친구한테 말했는데(이렇게 자세하게는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 친구가 저에게 보통의 사람들은 너처럼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지 않는다고 소시오패스 같다며 넌 좀 이상한 것 같다고 해서 의아했습니다 이 얘기를 하던 당시에는 둘 다 웃으며 넘겨었는데 곱씹을 수록 제가 이제껏 익혀온 방법에 오류가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져서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혼란스럽고 정말 소시오패스인 건 지도 궁금해집니다 제 성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엮인글 :

익명의포챈인

2019.09.13 16:48:18

비회원은 댓글읽기가 제한됩니다.

익명의포챈인

2019.09.13 16:48:23

비회원은 댓글읽기가 제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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